서지정보

내 친구, 꼬꼬

2018년4월12일

김미숙 글 | 김연주 그림

쪽   수 : 64쪽

정   가 : 10,000원

ISBN : 9791187439585

책소래

사람과 사람이 이어져 있던
우리 옛 동네의 푸근한 풍경

요즘 아이들이 접하는 풍경은 대부분 도시의 모습입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많기도 하지만 주변 환경이 그만큼 많이 변했지요. 아이들은 아스팔트 위를 뛰어다니고 반듯한 건물 숲을 바라보며 커 가지요. 놀이터에도 모래 대신 푹신한 고무 매트가 깔려 있습니다. 불편하고 복잡한 것들은 편리한 것들로 빠르게 바뀌어 갑니다. 옷에 잔뜩 흙을 묻히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삶은 쾌적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까지 함께 치워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책고래아이들 열 번째 동화책 《내 친구, 꼬꼬》는 순이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담은 이야기예요. 어린아이였던 순이 할머니와 특별한 벗 ‘꼬꼬’의 우정을 그리고 있어요. 꼬꼬는 할머니네 집에서 키우는 닭이에요. 할머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마음을 헤아려 주는 친구였지만, 동네에서는 ‘괴팍한 닭’으로 소문이 났어요. 집 앞 골목을 지키다 낯선 사람들이 나타나면 후다닥 달려들어 사납게 쪼았거든요. 한번은 꼬꼬에게 당하고 화가 난 장철이 삼촌이 ‘도끄’라는 무시무시한 개를 끌고 와 꼬꼬를 위협했어요. 다행히 꼬꼬가 훌쩍 날아올라 도끄를 단숨에 제압하면서 대결은 싱겁게 끝났지요. 하지만 그 일로 더 험한 소문이 돌면서 꼬꼬와 순이 할머니에게 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내 친구, 꼬꼬》는 1960년대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50여 년 전이긴 하지만, 이야기 속의 세상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는 꽤 다릅니다. 어린아이가 까치발을 디디면 넘어다 볼 수 있을 만큼 집집마다 담장이 낮았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로놓인 담도 높지 않았지요. 동네에 사는 사람들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도 했고, 그런 만큼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힘을 모았어요. 푸근한 ‘정’이 사람들의 마음을 단단히 이어 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 친구, 꼬꼬》는 어쩌면 먼 옛날 이야기처럼 생소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가만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순이 할머니네 가족, 동네 사람들의 순박한 모습에 슬며시 웃음을 짓게 되지요.

목차
목차 없음
출판사 책소개
할머니 어렸을 적,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던 꼬꼬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동물 친구를 사귄 적이 있을 거예요. 같이 걷고, 뛰고, 뒹굴며 신나게 놀고…….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함께하는 시간만큼 서로에 대한 마음도 깊어집니다. 마치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속 깊은 이야기를 건네고, 동물 친구가 아프면 곁에 꼭 붙어서 며칠이고 돌보았지요. 때로는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 같았거든요. 《내 친구, 꼬꼬》에서 ‘꼬꼬’가 순이 할머니에게는 그런 친구였어요.
들고양이한테 물려서 죽어 가던 꼬꼬를 순이 할머니가 정성으로 보살폈어요. 꼬꼬는 죽을 고비를 힘겹게 이겨 내고 늠름한 수탉으로 자랐습니다. 그러고나서는 순이 할머니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어요. 순이 할머니에게는 단짝이었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골칫덩이였어요. 대문 앞을 지키고 서서 골목에 처음 보는 사람이 지나가면 달려들어 사납게 쪼았거든요. 총각들도 무서워서 슬슬 피해 갈 정도였어요. 장철이 삼촌도 꼬꼬에게 당한 적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분한 마음에 집에서 키우는 도사견 ‘도끄’를 끌고 순이 할머니 집에 찾아왔어요. 꼬꼬에게 매운맛을 보여 주려고 했지요. 그런데 웬걸, 도끄가 맥을 못 추는 거예요. 꼬꼬가 날아올라 발톱으로 할퀴자 도끄는 “깨갱깨갱” 신음 소리를 내며 웅크렸지요. 결국 장철이 삼촌은 도끄도 버려두고 냅다 도망을 쳤답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동네는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어요. 그런데 부산에서 공부하던 오빠가 돌아오면서 다시 일이 벌어집니다.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난 오빠가 꼬꼬를 잡아 두려고 했어요. 잡으려고 뛰어다니는 오빠와 이리저리 달아나는 꼬꼬.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오빠가 그만 상처를 입었어요. 뒤늦게 달려온 엄마도 몹시 화가 났지요.
그날 밤, 순이 할머니가 자려고 누웠는데 무서운 말이 들려옵니다. 엄마가 오빠에게 순이 할머니 모르게 꼬꼬를 잡아 버리라고 했어요. 꼬꼬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던 순이 할머니는 모두 잠든 사이 닭장으로 가 꼬꼬를 꺼냅니다. 그리고 담장 너머로 힘껏 날려 보내지요.

우리의 지난날,
그리고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내 친구, 꼬꼬》에서 그리고 있는 세상은 정겹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살갑지도 않고 조금은 무심한 듯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느껴져요. 어른들은 골목을 지날 때마다 사납게 쪼아대는 닭을 두고 불평을 하면서도 달려들어 해코지를 하거나 하진 않아요. 아이들은 닭에게 쪼여 분해하다가도 어울려 놀면서 금세 마음이 풀리지요. 꼬꼬를 혼내 주려다 오히려 줄행랑치는 장철이 삼촌 역시 모질지 못하고 순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만약 오늘날이었다면 꼬꼬 때문에 큰 다툼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요.
우뚝 솟은 도시의 빌딩들만큼이나 사람들 사이의 벽도 한없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탓일까요? 사람들은 남을 살피고 이해하기보다는 경계합니다. 아이들도 어른들을 닮아 가지요. 골목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동네’라는 말도 예전과는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공간이 아닌 건물이 숲처럼 빽빽이 들어선 공간이 되었지요.
《내 친구, 꼬꼬》는 우리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색이 바랜 옛 사진첩을 펼쳐 보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하지요. 한편 아이들에게는 순이 할머니의 풋풋한 동심이 잔잔한 감동을 전할 거예요. 어쩌면 ‘꼬꼬’처럼 소중한 벗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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